스마트공장·제조AI

우리 공장, 스마트공장이 실제로 돌고 있나 - 20문항 셀프 체크리스트

현장랩 2026. 8. 24. 09:24

스마트공장 수준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수준확인제도라고 하고, 제3자 확인기관이 기업의 스마트화 수준을 심사해 확인서를 발급합니다.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화로 나뉩니다.

그런데 이 제도는 신청과 심사가 필요합니다. 그 전에, 지금 자리에서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의 체크리스트는 등급을 매기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것을 봅니다.

이 체크리스트가 보는 것

공식 제도는 무엇을 갖추고 있는가를 봅니다. MES가 있는지, 설비가 연결되어 있는지, 자동화가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

이 체크리스트는 그것이 실제로 돌고 있는가를 봅니다.

MES를 도입했어도 실적을 하루 뒤에 수기로 입력하고 있다면, 보유는 했지만 작동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대시보드가 있어도 아무도 열지 않는다면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문제의 상당수는 시스템이 없어서가 아니라 있는 시스템이 돌지 않아서 생겼습니다.

그래서 문항은 장비나 솔루션 이름을 묻지 않습니다. 전부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는가"만 묻습니다.

다섯 영역, 스무 문항

각 문항에 예 / 아니오로 답하고, '예'의 개수를 세면 됩니다. 애매하면 '아니오'로 처리하세요. 후하게 매기면 결과가 쓸모없어집니다.

영역 1. 수집 - 데이터가 만들어지는가

  1. 생산 실적을 작업 종료 후 몇 시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2. 설비의 가동·비가동이 사람의 기록 없이 남는다
  3. 불량이 발생하면 어느 공정에서 났는지 데이터에 남는다
  4. 자재 투입량이 생산 실적과 함께 기록된다

이 영역이 약하면 뒤의 네 영역은 볼 필요가 없습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나머지는 전부 추정이기 때문입니다.

영역 2. 정합성 - 데이터를 믿을 수 있는가

  1. 같은 부품을 부서마다 다른 이름·코드로 부르지 않는다
  2. BOM이 실제 생산과 일치하도록 갱신되고 있다
  3. 시스템 재고와 실사 재고의 차이가 관리 가능한 범위 안이다
  4. 같은 지표를 두 부서가 조회하면 같은 값이 나온다

8번은 특히 중요합니다. 회의 때마다 "그 숫자가 왜 다르냐"로 시간을 쓰고 있다면 정합성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국 시스템 대신 자기 엑셀을 믿습니다.

영역 3. 가시성 - 볼 수 있는가

  1. 지금 진행 중인 작업지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2. 라인별 또는 설비별 상태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3. 납기 지연 위험을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알 수 있다
  4. 사무실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조회할 수 있다

12번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쪽은 현장인데 보는 권한은 사무실만 갖는 구조라면, 현장 입장에서 입력은 그냥 추가 업무입니다. 입력 품질이 떨어지는 흔한 원인입니다.

영역 4. 활용 - 판단에 쓰이는가

  1.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지표가 세 개 이하로 정해져 있다
  2. 각 지표에 정상 범위(기준선)가 정해져 있다
  3. 기준을 벗어났을 때 누가 무엇을 할지 정해져 있다
  4. 최근 6개월 안에, 데이터를 근거로 무언가를 바꾼 적이 있다

13번이 "예"가 되려면 지표가 적어야 합니다. 대시보드에 지표가 스무 개 있으면 아무도 아무것도 보지 않습니다. 줄이는 것이 고도화입니다.

16번은 이 체크리스트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문항입니다. 여기가 '아니오'라면 앞의 열다섯 개가 전부 '예'여도 그 시스템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역 5. 지속성 - 계속 돌아가는가

  1. 담당자가 바뀌어도 운영할 수 있는 문서가 있다
  2. 시스템 오류가 났을 때의 대응 절차가 정해져 있다
  3. 신규 입사자에게 사용법을 알려줄 자료가 있다
  4. 최근 1년 안에 기능을 개선하거나 변경한 적이 있다

20번이 '아니오'라면 그 시스템은 구축된 시점에 멈춰 있는 것입니다. 공장은 계속 바뀌는데 시스템만 그대로라면, 시간이 갈수록 현실과 벌어집니다.

체크리스트 점수대별 다음 단계

점수 해석

'예' 개수 상태 다음에 할 일
0–5 데이터가 만들어지지 않는 단계 솔루션 검토보다 수집 지점부터. 공정 하나만 골라 실적을 자동으로 남기는 것부터 시작
6–10 모으고는 있으나 믿기 어려운 단계 코드 체계와 BOM 정비. 예산 없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고, 여기를 건너뛰면 뭘 얹어도 흔들림
11–15 보이지만 쓰이지 않는 단계 지표를 세 개로 줄이고 기준선과 담당을 정할 것.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변화가 나는 구간
16–20 루프가 도는 단계 고도화·AI 도입을 검토할 자격이 있는 상태. 이 아래 구간에서 AI를 얹으면 대개 효과가 나지 않음

영역 순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자가진단 다섯 영역의 순서

다섯 영역은 병렬이 아니라 사슬입니다.

수집이 안 되면 정합성을 따질 데이터가 없습니다. 정합성이 없으면 가시성은 잘못된 그림을 보여줍니다. 잘못된 그림으로 판단하면 활용은 오히려 해롭습니다. 그리고 지속성이 없으면 앞의 네 개가 시간이 지나며 무너집니다.

그래서 앞 영역이 약한 상태에서 뒤 영역에 투자하면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영역 1이 1점인 공장이 AI 기반 예측 솔루션을 도입하면, 학습시킬 데이터 자체가 없거나 부정확합니다.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낮은 영역 중 가장 앞쪽부터 손대시면 됩니다.

이 체크리스트의 한계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 이 결과는 공식 등급이 아닙니다. 정부 수준확인제도의 기초·중간1·중간2·고도화와는 다른 기준입니다. 지원사업 신청에 쓸 수 없습니다.
  • 업종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장치산업과 다품종 소량생산은 필요한 것이 다릅니다. 문항이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그 감각이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규모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인원 열 명인 공장에 문항 17~19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식 확인이 필요하시면 스마트공장 사업관리시스템에서 수준확인 사업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이 체크리스트는 그 전에, 또는 그것과 별개로 지금 무엇부터 손댈지를 정하는 용도입니다.

정리

스무 문항을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믿을 수 있고, 보이고, 판단에 쓰이고, 계속 돌아가는가.

이 다섯 가지가 되고 있다면 솔루션 이름이 무엇이든 그 공장은 스마트공장입니다.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최신 시스템을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중 가장 많이 오해받는 지표인 OEE를 다루겠습니다. 가동률과 같은 것으로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 다른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