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자동화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 매크로로 만들지, RPA로 만들지, 스크립트로 만들지입니다. 이 글은 제조업 사무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담당자와 팀장을 위해, 도구 기능을 비교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를 체크리스트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도구를 고르는 일보다 이 다섯 가지에 답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도구마다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만든 뒤에 어디서 깨지고, 누가 고치고, 실패했을 때 누가 알게 되느냐입니다. 이 기준은 자동화를 만든 사람이 퇴사하면 생기는 일과 자동화로 아끼는 시간 계산에서 다룬 내용과도 이어집니다.

1. 대상 화면이나 양식은 얼마나 자주 바뀌나요?
자동화가 가장 흔하게 깨지는 곳은 자동화 자체가 아니라 자동화가 기대고 있는 대상입니다. 제가 보는 대표적인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엑셀 양식의 열 순서나 시트명이 바뀌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화면 위치나 버튼 이름이 바뀌는 경우입니다.
- 엑셀 양식이 바뀌면 열 위치나 시트명을 기준으로 읽던 매크로와 스크립트가 같은 이유로 깨집니다.
- 화면 위치나 버튼 이름이 바뀌면 화면을 눈으로 따라가며 조작하는 RPA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전에 이 양식이나 화면이 최근에 바뀐 적이 있는지, 바꾸는 사람이 누구인지, 바꾸기 전에 자동화 담당자에게 알려 주는지를 먼저 묻는 편이 낫습니다. 바뀔 가능성이 크다면 열 번호 대신 머리글 이름으로 찾도록 설계하는 정도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2. 어디서 실행되나요?
같은 자동화도 개인 PC에서 돌 때와 공용 PC나 서버에서 돌 때 필요한 조건이 다릅니다. 화면을 조작하는 방식은 로그인된 상태로 화면이 열려 있는 PC가 필요하고, 정해진 시각에 돌리는 스크립트는 그 시각에 켜져 있는 PC나 서버가 필요합니다. PC 교체나 비밀번호 변경이 자동화를 멈추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엑셀 매크로에는 따로 확인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문서에 따르면 Windows용 Office는 인터넷에서 받은 파일의 VBA 매크로를 기본으로 차단하며, 2022년 4월부터 업데이트 채널별로 순차 적용되었습니다. 메일 첨부나 내려받은 파일, 신뢰 영역에 등록되지 않은 네트워크 공유에 있는 파일도 차단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공용 폴더에 올려 둔 매크로 파일이 어느 날부터 열리지 않는다면 코드 문제가 아니라 이 설정일 수 있습니다.
3. 만든 뒤에 누가 유지하나요?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구를 고르는 기준 중 이 항목만큼은 도구와 상관이 없습니다. 만든 사람이 바뀌어도 고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가 핵심이고, 유지할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어느 도구로 만들든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합니다.
유지 담당자는 이름으로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담당 부서나 팀 이름만 적어 두면 실제로 고쳐야 할 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요구사항을 먼저 정리해 두는 방법은 자동화를 맡길 때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4. 예외가 생기면 누가 알게 되나요?
자동화가 멈추면 오히려 쉽게 알아챕니다. 더 위험한 것은 멈추지 않고 조용히 틀린 값을 만들어 내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실행이 끝났을 때 처리 건수를 남기고, 평소와 건수가 크게 다르면 사람이 보도록 알려 주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 장치를 누가 받아 보는지까지 정해 두어야 합니다.
예외 처리가 필요한 경우를 만들기 전에 파악하는 일은 26편의 비용 계산에서도 같은 이유로 강조했습니다. 예외를 모르고 만든 자동화는 만든 직후가 가장 정확하고 그 뒤로 서서히 틀어집니다.

5. 화면 말고 다른 연결 방법이 있나요?
RPA는 사람이 화면에서 하던 클릭과 입력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이라, 다른 방법이 없는 시스템에도 붙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시스템이 파일 내보내기, 데이터 조회,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면 굳이 화면을 거칠 이유가 없습니다. 화면 기반은 화면이 바뀔 때마다 위험을 안고 가기 때문에, 저는 RPA를 화면으로만 조작할 수 있고 다른 연결 방법이 없을 때의 선택지로 봅니다.
6. 다섯 가지를 확인한 뒤에는 이렇게 좁혀집니다
| 도구 | 맞는 일 | 먼저 깨지는 곳 | 유지 조건 |
|---|---|---|---|
| 엑셀 매크로 | 엑셀 안에서 끝나고 한 사람이 쓰는 일 | 열 순서와 시트명 변경, 매크로 보안 차단 | 쓰는 사람이 직접 고칠 수 있을 것 |
| RPA | 화면으로만 조작할 수 있고 다른 연결 방법이 없는 일 | 화면 위치와 버튼 이름 변경, 로그인과 PC 환경 변경 | 화면 변경을 알아채고 고칠 담당자 |
| 스크립트 | 파일과 DB를 정기적으로 처리하고 오래 쓸 일 | 입력 파일의 양식과 이름 변경, 실행 PC 교체 | 코드를 읽고 고칠 수 있는 사람 |
표에서 보듯 세 도구 모두 유지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스크립트는 오래 쓰기 좋은 만큼 유지할 사람이 없을 때 가장 고치기 어려워지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도구 이름으로 먼저 정하지 말고 위 다섯 질문에 답한 뒤 이 표에서 맞는 칸을 찾는 순서를 권합니다.
7. 이 글이 다루지 못하는 것
이 글은 제조업 사무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 순서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RPA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 라이선스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매크로 차단에 관한 내용은 Windows용 Office 문서를 기준으로 했고, 회사의 보안 정책에 따라 실제 동작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도입 전에는 정보보안 담당자와 실행할 PC의 환경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파이썬을 모르면 스크립트는 선택지가 아닌가요?
꼭 그렇지는 않지만, 유지할 사람이 코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만들 수 있는 사람과 고칠 수 있는 사람이 같지 않으면 처음부터 유지 담당자를 따로 정해야 합니다.
공용 폴더의 매크로 파일이 갑자기 열리지 않는데 코드 문제인가요?
코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신뢰 영역 밖의 네트워크 공유에서 온 파일의 매크로를 Office가 기본으로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파일 속성의 차단 해제나 신뢰 위치 등록으로 풀 수 있지만, 보안 정책이 걸린 환경이라면 정보보안 담당자와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AI로 코드를 만들면 유지 문제도 해결되나요?
만드는 속도는 빨라져도 유지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고 봅니다. AI가 쓴 코드를 나중에 읽고 고칠 사람이 있는지, 입력 양식이 바뀌었을 때 누가 다시 손볼지는 도구와 별개로 정해야 합니다.
RPA가 화면 변경에 약하다면 쓰지 않는 편이 낫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연결 방법이 없는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화면이 바뀌었을 때 누가 알아채고 고칠지를 처음부터 정해 두어야 합니다.
도구는 마지막에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양식이 얼마나 바뀌는지, 어디서 돌리는지, 누가 유지하는지, 예외를 누가 아는지, 화면 말고 다른 길이 있는지에 먼저 답하면 도구는 저절로 좁혀집니다. 매크로 차단에 관한 기준 자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acros from the internet are blocked by default in Office 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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